새벽 패턴 찾아가기

새벽 패턴 찾아가기

아이의 유치원 생활이 끝남과 동시에 유치원 등원시간이 황금시간 이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IT 관련 연구소에는 탄력근무라는 제도가 있어서 아이를 유치원까지 등원시켜주고 출근을 했었다. 보통 유치원 등원시간이 9시 후로 되어 있기 때문에 새벽 운동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유치원이 끝나며 본격적인 아이의 등교가 시작되면서 새벽시간의 여유는 사라졌다. 성장기 아이라 아침도 꼬박꼬박 먹여야하기 때문에 아침은 전쟁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침에 자전거를 타러 나가는 것은 아내와 아이에게 이기적인(?) 아빠가 되는 느낌이였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체력적으로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불가능했다. 아이와 함께하는 저녁일정 때문에 아이를 재우고 난 뒤 새벽운동을 하기 위해 5시에 기상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게... 일 주일, 한 달, 그리고 두 달이 되어가는 지금... 개인 시간이 전혀 없을것 같았던 생활이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새벽운동의 재개를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밤에 새벽같이 나갈 준비를 모두 해 두고, 기상과 동시에 나가면 1시간 30분 정도 시간을 가질 수 있을것 같았다.

"일단 해보자"

자전거라는 운동이 눈뜨자 말자 바로 안장에 올라 페달링을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다. 베이스레이어, 져지, 빕, 미트, 슬리브, 고글, 헬멧, 심박계, 속도계, 물통, 전조등 등 준비물 챙기는 시간이 꽤 필요하다. 그리고 1시간 30분 정도면 약 20km 자전거를 탈 수 있는데, 아무런 준비운동 없이 자전거를 타게되면 근육과 인대에 무리가 되어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면 당분간 또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최소 30분은 스트레칭을 하고 자전거를 타야하는데 결국 1시간... 모든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켜서 1시간 온전히 자전거를 탈 수 있는지 일단 시작해보자.

새벽운동은 준비시간이 길고 날씨 영향을 많이 받아 문턱을 넘기 어렵지만, 조금만 집을 벗어나고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 풍경은 정말 멋있고, 기분은 곧 상쾌해진다.

따뜻한 봄날 새벽 강을 따라 달리면 멋진 안개와 운무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계절은 5월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서 매말랐던 땅에 푸른 풀들이 열심히 자라고 있다. 떠오르는 태양의 빛이며 푸른 풀들, 멀리 보이는 초록을 가득담은 벚꽃나무를 보면 곧 여름이 올 것 같이 느껴진다.

자전거 타기 시작하면서 겁도 없이 피팅 받지도 않고 클릿슈즈를 장착하고 자전거를 타다가 장경인대염으로 오래 고생을 한 뒤, 지금은 평페달 슈즈를 신고 자전거를 타고 있다. 운동화를 신고 타도 되긴한데 운동화 끈이 크랭크에 간섭이 생기고 불편해서 보아 다이얼이 있는 평페달 슈즈를 신고 있다. 바닥은 단단하고 신발겉 재질도 가죽소재라 힘전달도 잘되고 무엇보다 이뻐서 마음에 든다.

대지에 푸른 빛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매마른 땅에는 초록풀이 자라고, 거친 고목에 푸르다 못해 형광빛으로 빛나는 연두빛 새 잎이 자라고 있다.

이번 봄에는 벚꽃 라이딩을 제대로 못했다. 초등학교 입학과 변화된 생활 패턴으로 정말 정신없이 3, 4월을 보낸다고 꽃을 볼 시간이 없었다. 그렇게 봄은 빛의 속도로 지나가고 있고 땅에는 벌써 겹벚꽃이 떨어져있는 것을 보니 곧 여름이 올 것 같다.

그래도 새벽패턴을 다시 찾아가기 위해서 노력해보려고 한다.

매일 밤늦게 책상에만 앉아서 지내다 건강이 나빠져 운동을 시작했던 그때를 다시 생각해서라도 운동할 시간은 꼭 만들어야 한다.

오늘 20Km 정도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했다. 실제는 1시간정도 자전거를 탄것 같은데 새벽패턴을 찾아가며 몸도 마음도 익숙해지면 조금씩 시간도 거리도 운동량도 늘겠지? 건강해야한다. 그래야 가정도 지키고 내 꿈도 이뤄낼 수 있으니까.

새벽이 정말 아름다운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