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미니벨로 Tern D8 MR

아들아빠가 되고 아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기 위해 처음으로 미니벨로 Tern D8 MR을 구입했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어서 아들과 더 멀리 자유롭게 자전거 여행을 하고 싶다.

첫번째 미니벨로 Tern D8 MR
코로나19 사태로 평범하던 일상 생활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평범한 생활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이지 지금은 너무나 절실히 깨닫고 있다. 이런 급격한 일상의 변화는 뜻하지 않는 어려움도 발생시키고 또 생각하지도 못한 일들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언택트라는 단어를 그렇게 좋아하지도 의미상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지만 최근 가장 많이 사용하는 키워드는 언택트이다. 사람들이 서로 대면하지 않는 시대 그야말로 언택트 시대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새로운 효과를 많이 야기시켰는데 그것은 바로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각광받게 되었다.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것이 바로 자전거라고 볼 수 있다.

자전거를 타면 특수한 장비 없이 자전거와 마스크만 있으면 혼자서 언제든지 사람과 만나지 않고 운동을 하거나 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전거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최근 온라인, 오프라인 할 것 없이 자전거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이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자전거를 구입했다. 아니 어쩌면 비슷한 이유겠지.

이미 나는 결혼 후 운동을 목적으로 Cello Boulder 3.0 이라는 꽤 괜찮은 입문용 MTB를 구입해서 타고 있었다. 물론 육아에 동참 하면서 개인시간이 없어 잘 타지 못했지만 27.5인치의 크고 튼튼한 바퀴와 프레임으로 액티브하게 즐길 수 있는 자전거를 보유하고 있었다.

볼더 3.0
Rider Focused, 라이더에게 가장 충실한 자전거를 만들다.
연식은 좀 다르지만 스펙은 동일하다.

시간이 흘러 아이가 생기고 그것도 남자아이! 그리고 나는 아들아빠가 되었는데, 아들가진 아빠의 로망에는 아들과 같이 자전거를 타는것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당장 MTB 에 리어랙(일명 짐받이)을 달고 유아시트도 구매를 했다. OGK 사이트의 사진에 아기와 같이 타고 있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보였다고 할까?

상상으로는 꽤 괜찮은 그림이였는데.... 이런... 막상 MTB 싯포스트 (의자가 연결된 지지대)에 짐받이를 달려고 하니 우선 MTB의 튼튼한 싯포스트가 너무 굵어 구매한 싯포스트용 짐받이가 달리지 않았다. 그래서 열심히 검색을 해보니... 커뮤니티에서 싯포스트에 하중을 너무 많이 받게 하면 위험하다는 정보를 얻게 되었다. MTB에 멋지게 아들과 같이 타려던 꿈을 접고 아이에게 맞추기로 했다.

아이가 타고 내리기 편하고, 좀 더 안정적이고 내가 좀 더 잘 제어할 수 있고, 낙차 방지를 위해 바퀴가 작고 튼튼한 미니벨로를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동네뿐만 아니라 외곽으로 쉽게 점프해서 같이 탈 수 있도록 접이식 미니벨로를 찾게 되었다.

미니벨로 종류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 가장 마음에 드는건 버디(birdy)였지만 아이를 뒤에 태울 수 있을만큼 무게를 지탱해줄 리어랙을 달 수 없었고,  만약에 설치한다면 싯포스트용으로 설치해야하는데 처음 내가 미니벨로를 선택한 목적에 맞지 않아서 과감하게 포기했다. "그래! 좀 더 아이가 커서 나 혼자 탈 때 그때 꼭! 사주겠어~" 이런 마음으로 말이다.

폴딩(접이식) 미니벨로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지도 있는 다혼의 고급기술을 가지고 분리된 tern 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접이식 자전거를 고려해서 안전하고 최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tern 자전거를 선택했다. 아이랑 탈 것을 생각해서 tern 에서 가장 유명한 버지라인(고속 주행용)이 아닌 범용성 D8 라인중에서 리어랙과 머드가드(흙받이)이 기본적으로 달려있는 2020년도 한정판 tern D8 MR 을 선택했다.

위 사진은 회사에 출근할 때 자동차로 점프해서 점심시간에 라이딩 후 도서관에서 잠시 찍은 사진이다. 이런 폴딩 바이크는 코로나 때문에 운동이 부족해서 틈 나는대로 라이딩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미니벨로는 다양한 색상이 많지만 최근 물량이 너무 부족하고 구입당시 딱 한대가 남아서 겨우 구입해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전 자전거도 블랙이라 자연스럽게 만족은 했지만 아마 다음에 미니벨로를 구입하게 될 기회가 온다면 화려한 색상을 선택해보고 싶기도 하다.

막상 20인치 미니벨로에서 리어랙에 유아안장을 설치하고 라이딩 하는데 한가지 생각하지도 못했던 문제를 만나게 되었다. 미니벨로는 바퀴가 작고 안정성을 위해 지오메트리가 낮아 패달링을 할 때 유아시트에 앉은 아이와 발이 부딛혀 조심스레 패달링을 하느라 약간 불편함이 느껴졌다(완전히 문제되어 주행하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뒤꿈치를 당겨 약간 불편하게 패달링을 해야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컴퓨터 외길 인생에서 난생 처음으로 미케닉에 도전하게 된다.

아... 나는 평생 소프트웨어를 하던 사람인데..

난생 처음으로 6각렌치, 스패너 등등...을 이용해서 기존 리어랙과 머드가드를 걷어내고, 유아안장과 거리를 유지할 수 있을 리어랙을 새롭게 교체하고 좀더 과감하게 라이딩을 하기 위해서 유아안장도 등받이가 높고 목을 보호해주는 유아안장으로 교체했다. 세상 모든 아빠가 그렇듯 나도 불가능이 없는 슈퍼맨으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것 같았다. (이후 모든 자전거 문제는 자력으로 해결하고 있다는... 미케닉 수준은 아니지만 홈케닉)

Tern D8MR 미니벨로에 간식가방 하나를 추가하고 아들과 함께 라이딩하면 가까운 곳에 언제든지 갈 수 있어서 좋다. 요즘 같은 시기에 인적없는 곳에 둘 만의 시간을 갖기 어려운데 우리에게 새 자전거가 생기면서 조금은 숨쉴 수 있는 방법이 생긴것 같다. 더구나 아들 아빠의 로망과 함께 추억도 만들 수 있어서 더 없이 만족하고 있다.

이젠 겨울도 깊어져 시즌 오프가 되어 더이상 아들을 태우지 못하지만 혼자서 틈틈히 운동겸 라이딩을 하고 있다. 내년에는 아들이 더 무거워져 마지막으로 한시즌 더 태울 수 있게 될 것 같은데 내년에도 아들과 함께 자전거를 탈 생각하니 겨울이 빨리 지나가길 바랄뿐이다.

소망하건데 내년에는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어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아이가 한창 뛰어놀고 야외로 다닐 나이인데... 집안에만 있을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안쓰럽고 미안하다. 자라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모든게 정상적으로 돌아가길 기도한다.